매년 스위스에서 진행되는 ‘AI for Good Summit’ 들어보셨나요? 여러해 걸쳐 진행되고 있는 Summit이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올해는 7월 8일과 11일에 거쳐서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이 됩니다. 스위스 정부와 UN 산하 기간인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이 공동 주최하고,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세션과 경진대회 등의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방문할 수만 있다면, AI for Good 이라는 넓은 주제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직접 갈 수 없다고 해도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 소식은 항상 뜨겁습니다. 매일 새로운 기술을 뿜어내는 빅테크와 이를 활용해서 빠르게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의 앞에 빠른 기술 소식은 남들보다 앞선 기회로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좀 더 빠르게 남들보다 기회를 잡기 보다는 좀 더 넓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기술을 퍼뜨리는 ‘사용’의 관점에 초점을 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건 정부일 수도 있고, 기업의 한 부서 일수도 있고, 소셜 벤쳐와 같이 비영리적 목표를 함께 추구하는 조직일 수도 있고, 미미하나마 기술의 홍수 시대에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한 개인일 수도 있습니다. ‘AI for Good’은 아직 잘 정의된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충 이런 사람들을 한데 묶어볼 수 있는 대표적인 키워드이긴 합니다.
AI for Good Summit은 2017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시작점에는 XPRIZE가 있습니다. XPRIZE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경진대회(프라이즈 컴피티션)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비영리 기관입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여러 곳과 함께 정의 내리기도 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곳들과 함께 규모있는 자금을 모으고 해결 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을 공모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에듀테크 기업인 에누마가 ‘Global Learning XPrize’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하면서 함께 유명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투자, 샤라웃’과 같은 주제로 알려지기도 했지요.
XPRIZE는 기본적으로 Collective Funding과 ‘경진대회’와 ‘공모’의 포맷을 취하고 있는데, 경진대회나 공모는 특정하게 방법을 정해놓기 보다도 그 시대와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주최자 입장’에서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제를 잘 정해서 던지면 관련한 모든 플레이어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이 펼쳐지는 거죠. 2017년에는 ‘AI 기술이 우리의 구체적인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행 가능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을 찾는 것’이 시대가 직면한 미래지향적인 문제였던가 봅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그래서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AI for Good Summit이었다고 합니다.
AI for Good은 잘 정의된 개념은 (아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I라는 단어는 주어진 입장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소비하는 단어라고 생각하는데 Good은 더 그런 단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이것을 가장 대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SDGs입니다. XPRIZE나 AI for Good Summit에서 말하는 AI for Good도 SDG가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별로 볼 일이 없는 이 단어는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가다간 다 죽어’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아니 사실은 UN이 이 정도는 지켜져야 우리도 살고 다음 세대로 지구에 발 붙이고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정해놓은 것이죠.
이 인류의 공동 목표는 도합 17가지 입니다. 빈곤과 기아를 없애고, 모두가 건강하게 교육받으며, 깨끗한 물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우리 일상과 밀접한 문제들을 다룹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평등한 사회 만들기, 환경 보호, 경제적 성장 등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약속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달성할까 말까 하지만 누구든 이 항목들을 들어보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만한 목표들이죠.
이 어려운 목표 달성에 AI를 쓴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좀 더 효율적으로, 좀 더 멋지게 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사회적으로 가장 너르게 합의된 ‘AI for Good’의 정의라고 보시면 됩니다.
AI for Good Summit도 SDGs라는 기본적인 포맷 아래에서 AI의 활용 가능성,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들만 관심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AI 4대 천왕’이라고 부르는 현 시대의 사장 유명한 AI 석학들도 이 행사에 모두 참석했죠. 튜링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튼과 요수아 벤지오, 얀 르쿤도 자주 등합니다. 스튜어트 러셀도 참여했고, ‘특이점이 온다’고 유명한 레이 커즈와일도 있구요. 2024년 Summit에서는 당시에 가장 바빴을 것 같은 OpenAI의 샘 올트먼도 기조 연설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아래는 2024년 AI for Good Summit에 등장했던 샘 올트먼입니다. 별 달리 특별한 이야기를 한 것 같지는 않은...
이 Summit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부분은 AI에 대해 긍정 필터를 끼운 사람도 레드 플래그를 올리는 사람도 이 Summit에 스피커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레드 플래그 분파인 제프리 힌튼과 대표적인 긍정 필터 샘 올트먼(작년이긴 하지만), 비교적 긍정 필터 분파인 얀 르쿤이 모두 등장하는 Summit 인거죠.
XPRIZE의 후손이라 그런지 다양한 Youth 공모전과 부스도 있어서, 현장에서 참여하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7월의 스위스라면, 무조건 가야되는거 아닐까요?
얀크룬의 Steering the future of AI
https://aiforgood.itu.int/event/steering-the-future-of-ai/
제프리힌튼의 Are we creating alien beings?
https://aiforgood.itu.int/.../are-we-creating-alien.../
AI for Good Innovation Factory Grand Finale 2025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의 5곳의 파이널 피칭을 구경할 수 있어요.
https://aiforgood.itu.int/event/grand-finale/
현장에 갈 수 없다면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것도 활짝 열려 있습니다. 현장 참여도 일반인이면 무료로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컨퍼런스인데, 온라인으로도 연결되고 또 서로 네트워킹을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AI for Impact는 각 분야의 연결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네트워킹을 ‘뉴럴넷’이라고 부르는 것도 귀여운 포인트네요.
등록은 여기에서 가능합니다.
https://aiforgood.itu.int/summit25/registration/
아마 시간이 지나면 YouTube에도 모든 세션이 올라올 겁니다.
https://www.youtube.com/@AIforGood
사실 꼭 이 Summit에 대한 내용은 아니지만 AI for Good 관련해서는 ‘내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어느 포인트에서 어떤 것을 볼것이냐에 따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는 벙벙한 장이 될 수도 있고,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내년엔 가 볼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