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자기 자식 보내려고 만든 학교

By
Hyoeun Lee
Insight

일론 머스크가 자식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것은?

시작은 2014년이었습니다. 머스크가 자녀 다섯을 다니던 학교에서 빼내면서 "그들이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들을 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고, SpaceX 호손 캠퍼스 안에 Ad Astra(라틴어로 '별을 향하여')를 세웁니다. 조시 단(Josh Dahn)을 교사로 초빙했고, 성적·외국어 수업·음악 수업은 커리큘럼에서 통째로 빠졌죠. 설립자들 얘기로는 머스크가 준 유일한 지시가 "make it great(멋지게 만들어라)"였다고 해요. 요구사항 없는 프로젝트라니, 개발자 입장에선 축복이자 재앙이죠.

이 때는 Ad Astra라고 이름을 지은 곳이었고, 일론 머스크의 자녀와 SpaceX에 재직 중인 직원들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로 세워집니다. 그런데 2020년에 머스크의 자녀들이 졸업하면서 SpaceX 캠퍼스를 떠났고, Astra Nova가 지금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Astra Nova는 온라인 전용 비영리 학교로 바뀌었고, 지금은 11~18세 학생이 45개국에서 참여하고, 수업은 전부 영어 라이브로 6~16명 규모로 진행돼요. 커리큘럼의 축은 제1원리 사고, 의사결정, 협업 — 딱 봐도 우리에게 익숙한 과목명이 아니죠?

Conundrum이 대체 뭔가요?

이 학교의 정체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Conundrum(코넌드럼, '난제')입니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열린 시나리오를 던져서, '건설적으로 이견을 내는' 연습을 시키는 활동이에요. 1분짜리 애니메이션 영상 하나 보여주고 "너라면?"이라고 묻는 게 전부입니다.

예를 하나 볼게요. The Closing Conundrum은 오래되고 사랑받는 학교가 낡아가기 시작했을 때, 이 학교를 어떻게 살릴지 — 혹은 살릴 수 있기는 한지 — 누가 결정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의 Hawthorne Elementary 학생들에게서 영감을 받았고, 그 학생들이 직접 공동 집필했다고 합니다. 이 문제의 답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교육위원회나 학부모가 생각하는 답이 있고 그쪽으로 유도하는 수업이 아니에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도 당연히 답을 모르고, 합의되었다 한들 그게 정답이라고 할 순 없겠죠. 그래서 아이들은 답을 고르는 대신 자기 답을 방어해야 하죠.

누구에게나 공개된 Conundrums

그런데 이 학교. 재학생만 잘 서포트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조시 단은 이렇게 씁니다. 몇몇 가족에게 훌륭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건 우리 미션에 "한참 못 미친다"고요. 진짜 성공은 우리 학생이 아닌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학습 경험을 설계해내는 정도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했냐면요, 애니메이션은 Artrake와, 배포는 ClassDojo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손잡고 Conundrums를 뿌려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수백만 회 조회됐고, 많은 나라의 교실에서 실제로 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 되었습니다.

Astra Nova 입학 전형에서도 부모님의 편지 한 장(문법 신경 쓰지 말고, 아무 언어나 가능)과 Conundrum 영상 답변 하나만 받는다고 합니다. 시험도, 원서비도 없다고 하네요.

정답만 가르치는 한국에서, 제일 필요할 지도?

우리는 흔히 "한국 애들은 정답 찾기만 배워서 창의력이 없다"고 말하죠. 그런데 사실 데이터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OECD PISA 2022 창의적 사고력 평가에서 한국은 60점 만점에 평균 38점으로 OECD 평균(33점)을 5점 웃돌며 회원국 28개국 중 1~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냐. 같은 평가에서 한국 학생들의 '자신감'은 OECD 평균 아래였습니다. (놀랍지 않은게, 회사에서도 다들 자신 없어하는 것 같아요…)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보면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한국 아이들에게 없는 건 창의력이 아니라, "내 답이 틀릴지도 모르는 상태를 견디는 근육"입니다.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정답이 있는 문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풉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 섰을 때 "이거 맞아요?" 하고 손을 들어 버리는 거죠.

그리고 Conundrum은 정확히 그 지점 하나만 노리고 설계된 도구입니다. 채점도 없고, 성적표에도 안 올라가고, 그냥 "왜 그렇게 생각했어?"만 묻거든요. Astra Nova에 입학하면 학비는 연간 수천만 원이 들겠지만, Conundrum이라는 도구 자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Conundrum,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ClassDojo의 Conundrums 페이지Astra Nova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서 1분짜리 영상 하나 고르세요. 그리고 질문을 한번 던져보는 거죠. "너는 어떻게 할 것 같아? 왜?"

만약에 아이와 이 활동을 해 보려고 한다면, 답을 기다리고 평가하지 않는 겁니다. "오, 그렇게 생각했구나. 근데 반대편 입장에서는 뭐라고 할까?" 정답을 알려주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게 이 활동의 8할 인 것 같습니다.

물론 비판도 있습니다. US News의 한 오피니언은 이 문제들의 프레임 자체가 "인지적 조건화"로 작동해서, 학생들을 머스크식 세계관 쪽으로 슬쩍 밀어붙인다고 지적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썩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의심을 해 보는 것도 이 도구 다운 방법(?)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Q. Astra Nova는 아직 일론 머스크 학교인가요?

아니요. 현재는 조시 단과 공동창업자 로즈메리 로데 박사, 타라 사프로노프가 운영하는 독립 비영리 학교입니다. 다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머스크와 단이 학교의 지식재산권을 50 대 50으로 나눠 갖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도 입학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온라인 전용이고 45개국 학생이 참여하며, 수업은 미국 태평양 시간대(PT) 기준으로 영어 라이브로 진행됩니다. 시차는 각오하셔야 해요.

Q. 학비는 얼마인가요?

수업 1시간(class hour)당 연 $2,400이고, 최소 2시간부터, 대부분 주 4~16시간을 듣습니다. 재정 지원은 need-blind로 운영되며 입증된 필요의 100%를 충당한다고 밝히고 있어요. 즉 주 4시간이면 연 $9,600, 16시간이면 $38,400 수준입니다(공식 단가 기준 단순 계산).

Q. Conundrum은 몇 개나 있나요?

2026년 5월 기준 약 60개입니다.